포스터 발표 처음 해봤습니다

학회에 참여하게 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구경 가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슬쩍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이번에 포스터 발표도 한번 해봐.” 그 순간 머릿속이 살짝 하얘졌다. 포스터 발표가 뭔지는 알겠는데, 내가 직접 한다고 생각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없었다.

포스터 발표를 해본 선배들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싶어서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다들 “해보면 별거 아니야”라는 말만 해줬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당장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선배 포스터부터 구해라

결국 가장 먼저 한 일은 선배님들이 이전에 발표했던 포스터 파일을 받는 거였다. 같은 연구실에서 비슷한 주제로 발표한 포스터들을 두세 개 받아서 펼쳐놓고 보니까, 일단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바로 보였다. 연구 배경, 실험 방법, 결과, 결론 — 큰 틀은 논문이랑 비슷한데 훨씬 시각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선배 자료를 직접 보는 게 유튜브 영상 열 개 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글씨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림이 몇 개 들어가는지, 여백을 어떻게 쓰는지 — 이런 감각적인 부분들은 직접 완성된 결과물을 봐야 잡힌다.

만들다 보면 이상한 데서 막힌다

포스터 제작

포스터 자체는 파워포인트로 만들었다. 크기를 학회 규정에 맞게 설정하고, 선배 포스터랑 비슷한 레이아웃으로 잡은 다음에 내용을 채워나갔다. 근데 막상 해보니까 이상한 데서 계속 막혔다.

글자 크기를 얼마로 해야 멀리서 읽을 수 있는지, 그래프를 얼마나 크게 넣어야 하는지, 텍스트가 너무 많으면 안 된다는 건 아는데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하는지 — 이런 게 처음에는 전혀 감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만든 포스터는 좀 어색했다. 내용이 나쁜 건 아닌데, 전체적인 균형이 뭔가 이상했다.

포스터는 논문의 축소판이다

발표를 마치고 나서야 깨달은 게 있는데, 포스터 발표가 사실 논문 쓰는 것과 완전히 같은 구조라는 거다. 이 연구를 왜 했는지(배경), 어떻게 했는지(방법), 뭘 얻었는지(결과), 그래서 어떤 의미인지(결론) — 이 흐름 자체가 논문의 뼈대랑 똑같다.

처음에는 포스터를 “그림 예쁘게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결국 포스터 하나를 완성하면서 내 연구를 하나의 스토리로 정리하는 연습을 한 셈이었다. 그래서 나는 포스터 발표가 논문을 쓰기 위한 걸음마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포스터 발표를 한 번도 안 해본 분이라면, 일단 선배 자료부터 구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직접 만들어보기 전에 완성된 포스터를 여러 개 보는 것만으로도 출발점이 훨씬 명확해진다. 그리고 처음엔 어색한 게 당연하다. 그냥 그 과정을 한 번 겪어두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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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Peter Kim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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